대구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도가 지역경제를 덮치며 주요 경제지표가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대구상공회의소가 24일 발표한 '2020년 대구지역 경제 현황 보고서'는 그 충격의 깊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경제성장률은 -7.9%로, 1998년 외환위기의 -9.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8%였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가 대구에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실감할 수 있다. 2019년만 해도 +1.2%로 희망을 품었던 지역경제가 단숨에 얼어붙은 셈이다.
중소제조업과 서비스업: 끝없이 추락한 2020년
대구의 중소제조업은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평균 가동률은 64.5%로, 전년보다 5.9%p나 하락했다. 2015년 이후 줄곧 전국 평균을 밑돌던 대구의 제조업은 코로나19로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생산 면에서도 전자부품(11.2%)만 유일하게 증가했을 뿐, 섬유(-18.2%), 기계장비(-16.9%), 자동차(-13.8%) 등 지역 주력 산업은 줄줄이 고꾸라졌다. 전체 산업단지 생산액도 13.1% 감소하며 침체의 그늘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비스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2.9%)를 기록한 서비스업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판매액이 6.0% 줄고, 신용카드 사용액마저 위축되며 민간 소비의 급격한 냉각을 보여줬다. 대구 시민들의 지갑이 굳게 닫힌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수출입과 무역수지: 불황 속 변화의 바람
수출입 지표 역시 암울했다. 전국 수출액이 5.5% 감소에 그칠 때, 대구는 16.4%나 급락하며 전국 평균을 훨씬 밑도는 부진을 겪었다. 수입액도 함께 줄며 무역수지는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변화도 있었다. 그동안 수출 1위였던 중국을 제치고 미국이 대구의 새로운 최대 수출국으로 떠오른 것. 하반기부터 개선 조짐이 보였지만, 여전히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고용지표: 일자리와 희망이 사라진 시간
고용 상황은 더 심각했다. 15세 이상 인구가 1만4천 명 줄며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고, 경제활동 인구는 3만4천 명 줄어든 반면 비경제활동 인구는 2만1천 명 늘었다. 취업자는 3만5천 명 감소, 실업자는 1천 명 증가하며 대구의 고용지표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일자리가 사라지며 사람들의 꿈도 함께 희미해진 느낌이다.
부동산과 아파트 전망: 불확실성 속 조심스러운 낙관
2020년의 경제 충격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구 부동산은 과거 몇 년간 상승세를 타며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지만, 코로나19로 소비와 고용이 얼어붙으며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그러나 대구시는 TK신공항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경제를 부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침체가 이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신공항과 민관 협력 사업이 성공하면 아파트 전망과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지금은 불확실성이 크니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때다.
실시간 경제상황: 2025년 3월, 대구는 어디로 가나?
현재 2025년 3월 19일, 대구의 경제는 여전히 회복의 길을 모색 중이다. 아래 표는 2020년과 최근 데이터를 비교하며 대구의 실시간 경제상황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경제지표
2020년 수치
최근 추정(2025년 3월)
비고
경제성장률
-7.9%
미공개 (회복 중 추정)
코로나 이후 점진적 개선 예상
중소제조업 가동률
64.5%
약 68~70% (추정)
전국 평균 이하 유지
서비스업 생산
-2.9%
소폭 증가 추정
소비 회복세 미약
수출액 감소율
-16.4%
-5% 내외 (추정)
미국 중심 수출 회복
무역수지
불황형 흑자
흑자 지속
수입 감소 영향
취업자 수 변화
-3만5천 명
-5천 명 내외 (추정)
고용 회복 더딤
실업자 수 변화
+1천 명
안정세 추정
비경제활동 인구 증가 우려
아파트 가격 변동
정체
소폭 상승 가능성
신공항 기대감 반영
민간 소비
-6.0% (대형소매점 기준)
약 -2% (추정)
소비 심리 회복 필요
산업단지 생산액
-13.1%
-3% 내외 (추정)
제조업 회복세 미약
*참고: 2025년 수치는 최신 공식 통계 미공개로, 과거 데이터와 최근 동향을 기반으로 추정한 값임.
대구 경제의 미래: 혁신과 희망을 찾아
대구상의 관계자는 “2020년은 주요 경제지표가 최악으로 치달은 해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올해 대구시가 추진 중인 민관 협력 거버넌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역경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들은 혁신성장을 꿈꾸며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대구의 잠재력을 믿고 싶다. TK신공항, 2차전지 산업 등 새로운 동력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으니, 혹독했던 2020년을 딛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구의 경제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작은 빛이 보인다. 시민들의 끈기와 정책의 힘이 어우러진다면, 언젠가 다시 활기찬 대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한 번 응원해본다.